탈무드 - 비밀에 싸인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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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에 싸인 성



필립 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알렉산더는 처음으로 출전준비를 갖추었다.

군대를 모으고 전차를 수없이 만든 뒤, 병사들의 선두에 서서 진군을 하였다.

오랫동안의 밀림속 행군이 끝나고 막 쉬려고 하던 때에, 높다란 산 위에 우뚝 서 있는 화려한 성이 눈앞에 보였다.

"누가 나와 함께 저 산에 올라가겠는가?"

용감한 2백 명의 군사가 왕을 따르겠다고 나섰다. 알렉산더와 병사들은 산을 기어올라, 드디어 거대한 성문 앞에 이르렀다.

거기에는 한 노인이 기다리고 서 있다가 알렉산더를 보자 팔을 벌리며 껴안으려 했다. 신하들이 그것을 제지하자 노인은 크게 호통을 쳤다.

"너희들은 어찌하여 내가 주인으로 받드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인사드리지 못하게 하는 거냐!"

"아니, 노인은 내가 알렉산더 대왕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가? 난 이 성에 처음 왔는데."

"이 성벽에는 대왕의 이름과 그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이 성의 성지기로 있으면서 대왕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

그러자 알렉산더의 부하들이 말했다.

"이렇게 큰 성을 노인 혼자 지키고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뭔가 의심스러운 게 있습니다. 대왕님, 조심하십시오."

알렉산더를 모시는 신하들은 노인을 자꾸 의심하려 들었다.

"나는 단지 대왕님을 섬기는 마음만을 갖고 있을 뿐이오. 그런 식으로 한다면 나도 화를 낼 것이오."

"한갓 힘없는 노인인 주제에 뭘 믿고 큰 소리를 치느냐? 너는 혼자뿐이고 우리는 이렇게 수가 많은데."

"대왕을 섬기는 마음이 나를 억누르지 않았다면 너희들쯤은 문제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신하들과 노인 사이의 말다툼이 그치지 않자 알렉산더가 한마디했다.

"그럼 좋다. 네 힘을 한번 보여주도록 해봐라."

성지기 노인은 왕이 그렇게 말하자, 가슴을 쭉 펴고 사자처럼 울부짖기 시작하였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병사들은 모두 땅바닥에 얼굴을 파묻었다. 알렉산더까지도 넘어지고 말았다.

"이제 저를 믿으시겠습니까? 그러시다면 저와 함께 이 성안으로 들어가시죠. 제가 성안을 안내하겠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노인을 따라 성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들어간 첫째 방은 천장이 높고 매우 넓었다. 방의 사면은 온통 붉은 유리로 되어 있었는데 45개의 창이 나 있었다. 창 안쪽에는 온갖 새들이 지저귀고 있고 가장 높이 있는 창에는 늙은 흑인이 걸터앉아 있었다.

대왕이 방안으로 들어가자 그 흑인은 부채로 새들을 향해 부채질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상스럽게도 지저귀던 새들이 노래하기를 멈추는 것이었다.

왕과 노인은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녹색의 유리로 되어 있었고, 온갖 동물들이 모여 사이좋게 어울리고 있었다.

담이 큰 알렉산더마저 아연실색케 하는 해괴한 모양의 동물들도 있었다.

"무얼 놀라십니까. 저것보다 기이한 것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노인은 그 방에서 나가더니 풀 한 포기가 담긴 사기그릇을 들고 돌아왔다. 그리고는 머리는 새를 닮고 다리는 사자를 닮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털이 하나도 없이 매끈매끈한 짐승을 하나 집어냈다. 그 짐승은 눈이 무척 컸으며 이빨도 또한 놀랄 만큼 길었다.

노인은 그 짐승의 입을 벌리고 그 속에다 가져온 풀을 집어넣었다. 그러자 짐승의 입속에서 더욱 해괴한 동물이 튀어나오는 것이었다. 그것은 온 몸에 털복숭이인데 인간의 말을 하고 이빨은 녹색을 띠고 있었다. 노인은 알렉산더에게 설명을 했다.

"이 짐승의 털은 전쟁에서 승리를 약속한답니다. 이 털을 한 올만 몸에 지니고 있어도 적은 맥을 못 추고 굴복하게 됩니다."

"그런 게 어디 있소, 노인장. 허풍이 심하군."

"저의 말은 진실입니다. 저의 말을 비웃다가는 비참한 일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알렉산더는 노인이 기분이 상한 것을 보고 용서를 구했다.

"내가 무례한 말을 했다면 용서를 하시오. 내가 믿어지지 않는 것을 너무 많이 목격하다 보니...."

"대왕님이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 저도 더이상 말 않겠습니다. 앞으로 그런 말은 말아 주십시오."

"또 다른 방을 구경시켜 주지 않겠는가?"

"그러시지요. 그럼, 나가시죠."

노인은 왕을 다른 방으로 안내하였다. 그 방은 온통 붉은 대리석으로 지어져 있었으며, 여러 가지 향료가 타오르고 있었다. 그 냄새가 알렉산더의 코에 닿자 몸안으로부터 기운이 솟아났다. 주위엔 온갖 보물들이 제각기 빛을 발하고 있었는데 그 보물들 사이에 왕의 무덤처럼 보이는 녹색 대리석이 알렉산더의 눈에 띄었다.

"저것은 무엇인가?"

"저 돌 아래에는 알티메네스 왕께서 잠들어 계십니다. 그 유해는 눈을 감은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생전과 조금도 다름이 없습니다."

"알티메네스 왕은 언제 이 무덤에 묻혔는지 노인은 아는가?"

"비문에 새겨 있는 것을 보면 285년 전에 묻힌 것으로 보이는데요."

"괜찮다면, 향유를 바른 왕의 유체를 보여주지 않겠소? 과연 그대의 말대로 인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어서 그러오."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드리겠습니다. 다만, 어젯밤 여자와 함께 지내셨다면 유체에 손을 대는 것은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성지기는 무덤 위에 놓인 녹색 대리석을 치우고는 죽은 자를 덮고 있는 천을 벗겨냈다. 이윽고 알티메네스 왕의 유체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알렉산더 대왕과 신하들은 생생한 그 모습에 모두 놀랐다.

"한번 만져보고 싶군."

"삼가하십시오."

노인이 주의시키는 말을 무시하고 알렉산더는 유체에 손을 대었다. 알렉산더 대왕은 전날 밤 여자와 잠자리를 함께 했었다. 그래서 일까, 왕은 갑자기 고개를 뒤로 젖히더니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얼굴에선 식은땀이 뻘뻘 나면서 얼굴 색이 변해 버렸다. 신하들은 모두 겁에 질려 노인 앞에 무릎을 꿇었다.

"대왕을 구해 주십시오. 대왕님께 무슨 일이 생기면 큰일입니다. "

"그러기에 손을 대지 말라고 했거늘."

"내리시는 분부를 모두 따르겠으니, 제발 좀...."

"왕을 구하는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하지."

노인은 검은 뿔피리를 불어 붙은 석탄 속에 넣었다가 꺼내 알렉산더의 이마에 대었다. 왕은 곧 몸을 일으켰으나 한 마디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왕이 깨어난 기쁨은 잠시뿐이고 신하들은 다시 걱정에 싸였다. 노인은 풀 한 포기를 꺼내어서는 왕의 왼쪽 귀에 대고 문질렀다. 그러자 왕은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왜 왕의 유체에 손을 대셨습니까? 제가 경고하지 않았습니까?"

노인의 말을 무시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던 알렉산더는 그 다음부터는 순순히 노인의 말에 따랐다.

성지기 노인은 고분고분해진 알렉산더 대왕과 신하들을 성의 이곳 저곳을 데리고 다니며 구경시키고는 무사히 돌아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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