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 행운을 차버린 이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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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차버린 이교도



유태인들이 의식을 진행하는 데 필요해서 한 번도 멍에를 멘 적이 없는 붉은 송아지를 구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멍에를 멘 적이 없는 붉은 송아지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가난한 사람의 소 중에서 조건에 합당한 붉은 송아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유태인들은 즉시 그 소의 주인인 이교도를 찾아갔다.

"이 송아지를 저희들에게 파시지요."

"값을 후하게 쳐주신다면 야...."

"얼마면 될까요? 금화 세 닢이나 네 닢이면 되겠지요?"

말을 마치자 유태인들은 돈을 가지러 돌아갔다. 졸지에 금화 네 닢에 송아지를 팔게 된 이교도는 그 송아지가 무엇 때문에 필요한지 궁금했다.

유태인들이 돈을 가지고 다시 오자 말했다.

"이 송아지를 팔지 않겠소."

"아니 왜 틀린 말을 합니까. 아까는 판다고 하지 않았소?"

"나는 아까 대답한 기억이 없소. 당신들이 가격을 말하자마자 돈을 가지러 갔지 않소."

"가격을 더 부르려고 그러는 거요? 좋소, 얼마 드리리까? 당신이 원하는 대로 드리겠소."

이교도는 상대편이 붉은 송아지를 무슨 일이 있어도 사려한다고 판단하고 가격을 높게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금화 열 닢은 어떻소?"

"싫소."

이교도 유태인의 제안을 딸 잘라 거절했다.

"그럼, 스무 닢을 내리다."

스무 닢을 내겠다고 했으나 역시 거절했다. 스무 닢은 점점 올라가 일백 닢이 되고, 일백 닢은 이백, 삼백 닢을 거쳐 결국엔 금화 천 닢에 붉은 송아지를 사는 것으로 결정이 되고 말았다.

"그래, 천 닢을 받아야 그 붉은 송아지를 팔겠다는 것이오?"

"싫으면 지금이라도 그만두시오. 나는 상관없소."

"알겠소. 천 닢 드리리다. 내일 아침에 돈을 가지고 올 테니 저 송아지를 잘 맡아주시오."

붉은 송아지 덕분에 금화 천 닢을 벌게 된 이교도는 뜻밖의 횡재에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그는 주위의 이교도들을 불러 모아놓고는 자랑을 했다.

"조금 전에 난 저 붉은 송아지를 금화 일천 냥에 팔았소. 그놈들은 이 송아지가 몹시 탐이 났던지 내가 달라는 대로 값을 치르겠다고 하더군. 그런데 무엇 때문에 이 송아지를 사려하는지 궁금하단 말이야. 아마 이 송아지가 아직 멍에를 쓰지 않아서 그런 모양인데, 오늘밤에 송아지에게 멍에를 씌어 두었다가 그 사실을 숨기고 내일 유태인들에게 넘겨주어야겠어. 그러면 돈은 돈대로 벌고, 또 몰래 유태인들을 놀려주는 셈도 되니 재미있지 않은가."

이교도는 당장 송아지에게 멍에를 씌워 놓았다.

다음날 유태인들이 소를 사러 왔을 때, 이교도는 얼른 멍에를 떼어 낸 다음 끌고 왔다. 유태인들은 돈을 건네주기 전에 송아지를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그런데 웬일인가, 송아지의 목에 두 줄기 털이 누워 있는 것이 아닌가! 눈도 슬픈 듯이 가느다랗게 뜨고 있었다.

원래 소가 멍에를 쓴 적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은 소 목덜미의 털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멍에를 쓴 일이 없는 소는 목털이 두 줄기로 보기 좋게 세워져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것은 그 털이 잠자듯이 누워있게 된다. 또 그런 소는 눈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멍에의 무거움을 경험하지 않은 소의 눈은 똑바로 앞을 보고 있지만, 멍에를 쓰던 소는 눈이 밑으로 쳐져 사팔뜨기처럼 된다.

"이 소는 이제 우리에게 필요 없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의 눈만은 속일 수 없소."

유태인의 호통에 이교도는 그제서야 자기 자신의 경솔함과 잘못을 깨달았다.

그러나 땅을 치고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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