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 말이 된 채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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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된 채무자



랍비 이스라엘 바르셍이 이 고을 저 고을을 돌아다닐 때의 일이다. 그가 어떤 유태인의 농가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어, 그 집의 주인과 함께 세상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마침내 그 집에서 기르는 말에게로 옮아갔다. 주인은 랍비를 마굿간으로 데리고 가서는 말들을 보여 주었다. 언뜻 작은 말이 랍비의 눈에 띄었다.

"주인장, 저 작은 말을 내게 주지 않겠는가?"

랍비가 부탁을 하자 그 주인은 대답했다.

"다른 말이면 몰라도 저 말만은 안됩니다. 저 말은 제게 많은 도움을 주는 놈이거든요. 체격이 저렇게 작아도 다른 말 세 마리의 몫을 합니다. 아무리 무거운 짐도 가볍게 끌고 가죠. 누가 뭐래도 저 말만은 남에게 넘기지 않을 생각입니다."

랍비는 주인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다가 말했다.

"누군가 그대에게 돈을 빌어 쓴 사람이 없는가? 잘 생각해 보게.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증서를 보여 주게나."

주인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여러 장의 채권증서를 가져다 랍비에게 보여 주었다. 랍비는 증서를 살펴보더니 그 중에서 한 장을 골라 그것을 갖겠다고 했다.

"그 증서는 아무 쓸모도 없는 건데요. 그 증서는 아주 가난한 사내에게서 받은 것으로 그 사내는 이미 죽은 지 오래입니다."

그래도 랍비는 그 증서를 갖겠다고 했다. 주인이 의아하게 여기며 그 증서를 랍비에게 넘겨 주었다. 그러자 랍비는 받은 즉시 그것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영문을 몰라하는 주인에게 랍비는 마굿간으로 가보자고 했다.

그런데 이것이 웬일인가. 주인이 그토록 칭찬했던 그 작은 말이 죽어 있는 것이 아닌가. 더욱 놀라워하는 주인에게 랍비는 설명을 해 주었다.

"이 말은 바로 그 증서의 주인이라네. 빌린 돈을 갚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에 죽은 뒤에도 자네 집의 준마가 되어 일을 해주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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