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 솔로몬과 황금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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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과 황금의 성



하나님의 축복으로 이 세상 만물의 지배자가 된 솔로몬, 그가 다스리는 영토는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넓었다.

솔로몬은 그 드넓은 영토를 녹색 비단과 순금 장식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거대한 융단을 타고 마음껏 날아다녔다. 그의 곁에는 항상 옆에서 시중을 드는 자들이 있었는데 한 명은 인간으로서 '아사후'라고 이름했고, 또 하나의 정령으로 '레미라트'라고 불렀다. 또 다른 신하로는 백수의 왕 '사자'와 새들 중의 왕인 '오질로와시'가 있었다. 솔로몬 일행은 융단을 타고 밤낮으로 꼬박 열흘을 동서남북, 하늘과 땅을 구별하지 않고 날아다녔다.

그런데 어느 날, 솔로몬은 하늘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멋진 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한 번도 이렇게 기막힌 성을 본 적이 없도다."

그 성의 아름다움에 매혹된 솔로몬 왕은 성 앞에서 융단을 착륙시키도록 명령했다. 그리고 시중꾼들을 데리고 그 성으로 다가갔다.

그 성은 마치 에덴 동산에 온 것처럼 멋지고 아름답기 이를 데 없었다.

대왕은 주의를 한 바퀴 돈 후, 성안으로 들어가지 위해 입구를 찾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성의 입구가 통 보이지 않았다.

"입구가 어디인지 도대체 모르겠군. 누가 좀 찾아보시오."

정령의 왕 레미라트는 부하들을 불러 성의 곳곳을 살피도록 시켰다. 지붕 꼭대기까지 올라가 살피던 부하들은 잠시 후 레미라트에게 보고했다. 솔로몬은 오질로와시에게 명령하여 지붕에 살고 있다는 독수리를 잡아오라고 시켰다.

솔로몬 앞에 대령한 독수리는 대왕께 인사를 드렸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

"에라나드라고 합니다."

"지금 몇 살이나 됐는가?"

"7백 살이옵니다."

"그렇다면 묻겠는데, 혹시 그대는 이성의 입구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가?"

"성의 입구에 대해선 제가 아는 바가 없습니다. 아, 제겐 형님이 있는데 그분이 혹시 아실는지 모르겠군요. 형님은 9백년이나 사셨으니까 혹시 대왕님의 물음에 답할 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솔로몬 왕은 오질로와시에게 다시 명령하여 독수리 에라나드가 말한 그 9백살 된 독수리를 데려오도록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9백살 된 알레옵이라는 독수리가 오질로와시와 함께 나타났다. 그러나 그 독수리 역시 성의 입구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장 높은 곳에 사는 저의 큰 형님께 물어보면 혹시 알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하여 가장 나이 많은 독수리가 왕 앞에 불려오게 되었다. 큰형 독수리는 알타먼이라고 불리우며 1천 3백 살이라고 대답했다. 그 독수리는 솔로몬으로부터 성에 관한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처음 이성을 보았을 때에도 역시 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제 아버지의

이야기에 의하면, 성의 서쪽에 입구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서 흙과 먼지로 입구가 매몰된 모양입니다."

"그래? 그렇다면 성주변의 흙과 먼지를 날려버리면 문이 보이게 될까?"

솔로몬은 즉시 바람에게 명하여, 성주변으로 세찬 바람을 불러 일으키도록 했다. 얼마 후 흙먼지는 모두 날아가고 드디어 수천 년 동안 가려져 있던 녹슬은 청동빛 철문이 육중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솔로몬은 감탄을 발하며 그 문 곁으로 다가갔다. 커다란 자물쇠가 달려 있는 문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인간들이여, 기억할지어다. 이 호화로운 서에서 우리는 오랜 세월을 즐겁게 살아왔도다. 그러나 어느 해부턴가 흉년이 들면서 우리는 불행을 겪기 시작하였다. 그때는 아무리 많은 보물도 쓸모가 없었도다. 밀 대신 진주를 가루로 빻았지만 그걸 먹을 수는 없는 일.... 우리는 결국 이 성을 독수리들에게 넘겨주기로 했도다!'

자물쇠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었다.

'이 성에 들어가려면 문의 오른쪽에 있는 흙무더기를 파보아라. 그러면 유리상자가 나타날 것이다. 그 안에 든 열쇠로 자물쇠를 열라.'

솔로몬이 시키는 대로하자,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안에는 금으로 만들어진 두 번째 문이 또 나타났다. 그 문을 열자 루비, 에메랄드, 진주, 사파이어 등 온갖 보석들로 가득찬 광장이 왕을 맞아 주었다.

광장 옆으로는 작은 방들이 연이어서 여러 개 있었는데 방마다 보물이 가득차 그 휘황찬란함으로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솔로몬은 그 중 한 방에서 은으로 만든 전갈이 조각된 문을 발견하였다. 그 문을 밀어보니 쉽게 열리며 지하로 통하는 길이 왕 앞에 나타났다. 이 지하통로의 끝에는 아름답게 치장한 문이 또 하나 버티고 있었다.

솔로몬이 다가가 살펴보니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 성에 살고 있던 사람은 일찍이 강대한 권세를 자랑하며 호화롭게 살아왔다. 온갖 기쁨을 누리며 지냈지만 언젠가는 죽어야 할 운명이었다.

마침내 죽음이 그를 찾아왔고 그의 생명도 다하였다 나그네여, 문을 열고 나아가 보라. 기적을 경험할 것이다.'

솔로몬은 문을 열었다. 그러자 보물의 산이 나타났고 그 끝에 또 하나의 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문 역시 문구가 써 있었다.

'이 성에 살던 사람들이 누리던 부와 명예도 죽음 앞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었도다. 천 년 만 년 살 것 같았던 이 성의 사람들이 모두 무덤속에 잠든 지금, 그들의 자취는 간 곳 없고 재물과 보화만이 후세에 전하고 있도다.

솔로몬은 자물쇠를 열고 휘황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보석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 벽에는 또 이런 글이 쓰여져 있었다.

'이 성을 다스리고 있는 나는 온갖 권세를 두 손에 쥐고, 이 세상의 책이란 책은 모두 읽고,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맛보며, 가장 아름다운 옷만 입으면서 살아왔다. 모두들 나를 두려워 하지만.... 그러나 나에게도 두려운 것이 있다.'

솔로몬은 다시 다음 방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세 개의 출구가 있었는데 문마다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 있었다.

그대가 아무리 애를 써 봐도 시간은 그대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대도 언젠가는 노쇠하여 그대의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 주어야만 하고, 결국엔 무덤 속에 그대의 몸을 뉘어야 한다.'

'시간이 흐른다고, 세월이 변한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세월은 흐르기

마련이고 변하기 마련이므로....'

솔로몬은 세 번째 있는 문의 문지방을 넘어 방으로 들어섰다. 그 방에는 한 가운데에 커다란 죄상이 하나 자리잡고 있었고 그 좌상의 좌우로 여러 개의 동상들이 서 있었다. 그 동상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생동감이 있어 보였다.

솔로몬이 커다란 좌상에 다가서자, 좌상은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쳐대기 시작했다.

"동상들아, 깨어나라. 솔로몬이 왔다. 그가 우리들을 해치려고 여기 왔다. 얼른 그를 막아라."

좌상의 고함소리가 끝나자마자 좌우에 기립해 있던 우상들의 코로부터 불과 연기가 뿜어 나오며 악마들이 일제히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솔로몬은 아주 큰 소리로 그들을 꾸짖었다.

"너희들이 감히 나를 협박하느냐? 이 세상 만물의 지배자인 내게 감히 누가 덤빈단 말이냐! 나에게 거역하는 놈은 가차없이 벌하고 말리라."

이렇게 호통치며 하나님을 부르자 동상들이 모두 힘없이 쓰러져 버렸고 악마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우상과 악마들을 순식간에 처치해 버린 솔로몬은 다시 좌상에 접근하여 그 입에 손을 집어넣었다. 거기엔 은으로 만든 쟁반 하나가 있었는데 그 위에 섬세하게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영리한 솔로몬조차도 난생 처음 대하는 문자여서 도저히 무슨 의미가 담긴 말인지 읽을 수가 없었다.

"고생 고생 하여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막상 여기 새겨진 글뜻을 알 수가 없으니 말 할 수 없이 허무하구나."

그때 솔로몬 왕이 있는 곳으로 한 젊은이가 들어왔다. 그 청년은 왕 앞에 나와 정중히 절을 한 후에 말했다.

"하나님께서 대왕님을 도와드리라고 저를 보내셨습니다."

솔로몬은 주님의 은총에 감사한 뒤, 은쟁반을 젊은이에게 보여 주었다.

젊은이는 그 글자를 살피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에 의미를 파악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문자는 헬라어입니다. 은쟁반에 쓰인 글의 내용은 이런 뜻입니다. '짐은 에어드의 아들인 서다드 왕이다. 주변의 모든 나라를 지배하는 권세와 온 나라를 꽉 채울 만큼의 부를 가진 나였지만, 그러나 죽음의 사자가 가까이 오니 짐도 무력할 수밖에 없구나. 바라건대 이 글을 읽는 자는 금은 보석 같은 허망한 재화에 집착하여 번뇌에 빠지지 말고 인생의 종착역은 결국 죽음임을 명심하여 좋은 덕을 쌓는데 힘쓰도록 하라. 죽은 후에 남는 것은 자기 이름 몇 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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